"'오바마 2.0' 시대가 온다"

대선기간 인터넷을 통해 수백만명의 지지자를 확보, '오바마 대세론'을 확산시키는데 성공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백악관에도 '웹 2.0' 바람이 불 전망이다.

웹 2.0 이란 정보의 독점 없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인터넷 환경을 이르는 말.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주요 쟁점에 대한 결정을 내린 후에야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던 것이 옛 '워싱턴 정치'였다면, '인터넷 친화형 정치인'인 오바마는 정책 입안단계부터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활발히 소통하는 참여 정치를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 21개월간 인터넷을 통해 오바마에게 힘을 보탠 지지자들은 무려 1천만명이며, 선거 자금 모금에도 동참한 지지자도 310만명이나 된다.

선거기간 든든한 원군이 된 이들을 취임 이후에도 적극 활용한다면 오바마는 언론을 우회해 자신의 정책 구상을 직접 홍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선거 전략가인 조 트리피는 "오바마는 수백만 네티즌을 위해 매주 토요일 유튜브(동영상 공유 사이트)용 30분짜리 연설을 감행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각 언론 역시 유튜브를 모니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측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오바마 당선인은 당선 직후인 지난 6일 새 공식 홈페이지(www.change.gov)를 개설해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한편, 채용 공고 코너를 만들어 정부 산하기관의 일자리에 지원할 수도 있도록 했다.

오바마 측은 또 백악관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해 네티즌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바마의 '인터넷 정치'가 밝은 미래만 예약한 건 아니다. 아직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2012년 열릴 대선을 고려한다면 오바마는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자칫 불법 선거운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는 '인터넷 세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례로 오바마와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우 주 지지층인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인터넷 이용률이 낮아 인터넷 선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TV, 라디오 등을 통한 '전통적인 소통 방식'을 간과할 경우 소통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뉴욕 AP=연합뉴스)